갯바위에 핀 꽃 섬땅강아지, 섬질경이, 섬국 , 섬나리 섬이란 姓을 달고 갯바위에 뿌리 내린 꽃들은 저마다 어깨를 낮추고 바람에 맞서지 않는 겸손함으로 조용히 질기고 작게 살아간다 땅에 엎드려 바위에 기대어 느리게 달팽이처럼 산다 신세계도 아닌 토박한 갯바위에 해풍에 流民처럼 떠나와 척박한.. 紫雲山의 쪽빛 호수 2014.09.05
단 풍 단풍지듯, 한 잎 어느날 툭 떨어지는 목숨인데 그 꿈 같은 인생 너처럼 원없이 붉어보고 싶구나 어느 한 순간 그렇게 속속들이 붉어서 미치도록 황홀하고 싶구나 피처럼 붉은 너의 속사정 모르고 겉만 보고 취한다 항변할지라도 내장산까지 가지 않더래도 피아골이 아니더라도 저 산불처.. 紫雲山의 쪽빛 호수 2013.08.28
하구에서 목젖까지 강물이 불어차올랐던 그리움 급물살에 휩쓸리는 날이면비 그친 강하구에 선다 불어난 강물은바다의 경계를 지우고위험수위에 도달한내 안의 슬픔마져 무너뜨린다홍수에 밀려 부유하는 것들빠르게 비구름처럼 흘러가면혹시 내가 잃어버린 일부는 아닌지기억의 상류에서 실종된오래된 약속은 아닌지통곡하듯 오열하는 탁류를 내려다 본다분명 잃어버린것들이 많은데돌아오지 않는 것들이혹여 내 잠들었던 깊은 계곡에서여기 강하류까지 흘러오지 않았을까 돌아오지 않을 세월먼 바다에 이르기 전한번쯤 다시 만나고 싶어물소리도 없는 강가에 서서마냥 나를 기다리고 있다2010년 7월 23일 먼 숲 紫雲山의 쪽빛 호수 2010.07.23
우음도 <사진 : 우두망찰 세상보기에서> 바람에서 비냄새가 나는 흐린날엔 쓸쓸한 바람의 초원 우음도로 가라 그 곳에 가면 우우~~ 바람이 울고 구름이 운다 가슴 한복판에 바람이 불면 풀처럼 눕고 풀처럼 일어서라 그 곳에 가서 외로운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바람 앞에 서라 풀이 눕는 바람.. 紫雲山의 쪽빛 호수 2010.07.17
그대를 위한 찻잔 그대를 위한 찻잔 가슴에 엉긴그리움의 송진 거둬내어향내나는 청솔불 밝히고여윈 달빛으로한밤 내내 아궁이에 불지폈습니다 산안개로 밀어오는 새벽사윈 숯가마 온기 채 가시지 않은어둡고도 깊은 가마속에서그대를 위한 찻잔을 골라냅니다 행여아픔으로 금간 것 고르고기다림으로 지쳐 불에 댄 것 고르고슬픔에 겨워 이지러진 것 고르고허허로움에 뒤채어 상처난 것 골라모두 다내 아픔으로 부딪쳐 깨버립니다 오직푸른 달빛과 젖은 안개에도맑은 이슬 고일 수 있는 찻잔그 하나만을 골라내고모두 다 버립니다 가슴에 지폈던 불도 식어이젠 이슬로 우려낸 차 한 잔그대를 위해 놓고 갑니다 2001.10. 22 일 먼 숲 (사진 : 김선규 기자의 빛으로 그린 갤러리에서) ■ 詩랍시고 쓰고나면 늘 졸시처럼.. 紫雲山의 쪽빛 호수 2010.04.28
積 雪 사나흘 내린 폭설 고립무원의 겨울산 물소리 끊긴 골짜기 바람소리 매웁고 인적 끊긴 山村 산짐승 길을 낸다 사는것도 죽음처럼 無心하고 적요로워 내 심장소리로 발자욱 찍는 외로움 사방에 눈꽃이 나린다 사방에 눈꽃이 쌓인다 무게를 알 수 없는 積雪 깊이를 알 수 없는 寂寞 시간마.. 紫雲山의 쪽빛 호수 2010.01.06
盛 夏 <산수화 1994 , 盛夏 이 인 실> 靑山은 깊어져서 첩첩산중 隱者로 숨고 綠水는 망망창해 순례의 길 떠나는데 무성한 내 꿈의 숲은 人跡마져 끊겼네 2009 7월 29일 紫雲山 紫雲山의 쪽빛 호수 2009.07.29
새벽잠에 깨어 한소끔 깨어나면 일월봉 달빛이요두소끔 자고나면 옥녀봉 밤새소리네 잠결은 새벽안개 이랑이랑 품어 안고꿈결은 일렁이는 청보랏빛 도라지밭일세명덕봉 베고 자면 구름이 비단금침이요금강천 휘감으면 물소리 귓가를 적시니 靑山을 그리는 맘 사모의 정보다 깊어五更이 대낮이요 시름시름 鄕愁病일세 2009 7 월 23 일 紫雲山 紫雲山의 쪽빛 호수 2009.07.22
천 렵 2 <산수화 여름 1979년 이 인실> 비구름 물러난 산골짜기 운무 가득하고 물소리 사태진다 산너머 벗 찾아와 한가로운 오후 강태공 되어 물가로 나가니 유속은 화살처럼 빠르고 물살은 추억처럼 눈부시구나 그물 한 번 던져 愁心을 풀고 그물 한 번 당겨 여름을 낚으니 세상사 냇물따라 .. 紫雲山의 쪽빛 호수 2009.07.20
천 렵 1 섬광같은 은어떼 뛰어 오르는 여름 밤 거슬러 오르는 건 밤별같은 추억인가 허공에 투망 던져 지난 세월을 낚고 물풀 속 버들치 놀던 날들 더듬질하나 흐르는 것 잡을 수 없는 게 인생의 順理 더운 한 생이 끓어 넘치는 매운탕 속이였네 하여도 쫄아든 국물 안주 삼아 술잔 돌리니 사위는 .. 紫雲山의 쪽빛 호수 2009.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