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雲山의 쪽빛 호수
단풍지듯, 한 잎어느날 툭 떨어지는 목숨인데그 꿈 같은 인생너처럼 원없이 붉어보고 싶구나어느 한 순간 그렇게 속속들이 붉어서미치도록 황홀하고 싶구나
피처럼 붉은너의 속사정 모르고겉만 보고 취한다 항변할지라도내장산까지 가지 않더래도피아골이 아니더라도저 산불처럼 번지는 단풍의 골짜기에서희희낙낙 하하호호 한바탕 웃음으로가슴 붉어지고 싶구나
불현듯 찾아드는 찬서리에우수수 떨어지는 종말의 순간이화르르 타오르는단풍의 붉은빛보다 서러울지라도내 생의 한 순간하얀 늑골만 남기고미련의 골짜기도 없이모두 다 붉게 타버리고 싶구나드러내 놓지 못하던 愁心어느 날 너처럼 화르르 태워버리고 싶구나
2003.10.2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