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雲山의 쪽빛 호수

갯바위에 핀 꽃

먼 숲 2014. 9. 5. 11:12

 

 

 

 

 

 

 

 

 

 

섬땅강아지, 섬질경이, 섬국 , 섬나리

섬이란 姓을 달고

갯바위에 뿌리 내린 꽃들은

저마다 어깨를 낮추고

바람에 맞서지 않는 겸손함으로

조용히 질기고 작게 살아간다

땅에 엎드려 바위에 기대어

 느리게 달팽이처럼 산다

 

신세계도 아닌 토박한 갯바위에

해풍에 流民처럼 떠나와

척박한 바위 틈에 뿌리 내린 생명들

고즈넉한 해무의 섬

적막한 潮水의 시간속에서

국경도 없는 영토의 소인국 이루며

 바람의 언덕에 꽃을 피우며 산다

 

거센 세파의 소리에도 흔들림없이

혼돈의 태풍에도 쓰러지지 않고

허리 낮추고 꼿꼿하게 산다

벼랑앞에선 외로움도 꽃이고

고독은 마지막 남은 내 생의 뿌리

밤 바다에 달 떠 슬퍼도

갯바위 꽃들은 속울음마저 지운다

 

 

 

2014년 9월 16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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