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리라 <그림 이 수 동> 여름이 떠난 빈 자리를 구름으로 채운다 여름의 흔적을 지운 모래밭에 가을이란 인사를 쓰고 오련다 이제 어둔 선그라스를 벗고 파란 수평선에 눈높이를 맞춘다 내 안의 바다도 호반처럼 잔잔해지고 가을이 왔다 물빛을 보러 그 섬에 가련다 가을과 인사를 나누기 위.. 물빛을 닮다 2011.08.31
시인이란 이름 얘야, 시인이란 이름 참 맑고 투명하지 않니? 얼음같은 영혼을 가진 그 이름을 하늘에 걸어둔다. 왜냐면 소유하는 즉시 우리의 더운 체온과 욕심으로 때묻은 손아귀 안에서 끈적거리며 녹아내릴 것 같아서다. 난 어제 많이 아팠다. 술 한잔 으로 그 분풀일 할 수 있다면 그러하겠다만 알코올 도수에 약.. 물빛을 닮다 2011.08.27
태백선 흥전역에서 어느덧 내 여정도 구불구불 달려와 멀고 먼 태백선 통리재쯤 다달았으니 몰아 쉰 숨, 목 쉰 기적처럼 내뱉고 이젠 이 쯤에서 스위치 백을 하면 안될까 삶의 협곡은 점점 깊어져 가고 터널은 먼데 숨이 턱에 찬 고개에 흰구름만 높다 오름의 정점은 의미없고 인생의 절정은 지나쳤으니 이.. 물빛을 닮다 2011.08.23
바다의 고독 고 독 이 생 진 나는 떼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물빛을 닮다 2011.08.08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장을 살께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장을 살께 김창기 곡 / 이범용 노래 변함없는 나의 삶이 지겹다고 느껴질 때 자꾸 헛돌고만 있다고 느껴질 때 지난 날 잡지 못했던 기회들이 나를 괴롭힐 때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장을 살께 언젠가 함께 찾았었던 그 바다를 바라볼 때 기쁨이 우리의 친한 친구였을 때 우리를 취.. 물빛을 닮다 2011.08.02
빗소리를 듣다 Lullaby on grays raining window 낮엔 스콜처럼 서너차례 소나기가 퍼붓고 지나갔습니다 한차례 비가 퍼불적마다 어디론가 흘러가야 하는 습성을 지닌 빗방울들은 낮은곳을 따라 떼를 지어 몰려갑니다 넘치는 것은 고여있지도 못하고 물길을 내며 흘러갑니다 길을 모를때는 물길을 따라가라 했던가요 잠시 .. 물빛을 닮다 2011.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