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생의 하루 우리는 때때로 예고도 없이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등이 젖기도 합니다 피할 수 없는 빗줄기를 감당하지 못해 외로움까지 속속들이 흠뻑 젖을 때 그대는 그를 위해 커다란 우산을 준비해 보셨나요 눈물처럼 뚝뚝 떨어지는 빗물을 닦아줄 마른 수건을 준비하셨나요 행여 그가 비에 젖을까 창가에 .. 구름위의 休息 2010.06.30
summer wind 다시 돌아 올 수 있냐고 대답없는 질문을 하고 싶다 다시 돌아와 달라고 저 드넓은 초록의 벌판에 서서 허망하게, 쓸쓸하게 외치고 싶다 너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외로움 네게로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 그리운 초록바람이 분다 여름이여! 발가벗은 아름다운 정열이여 뜨겁게 농익어가던 사랑이여 2010년.. 구름위의 休息 2010.06.12
산처럼 깊어져 가고 싶다 <사진: 우두망찰 세상보기에서> 청량리에서 내륙을 가로지르는 중앙선 열차를 타면 차창을 스쳐가는 낯설고 아름다운 간이역의 이름들 아신 - 동화 - 만종 - 봉양 - 도담 - 죽령을 지나 희방사역에서 내려 소백산맥의 깊고 푸른 초록의 골짜기로 든다 텅 빈 플랫홈엔 먼 뻐꾸기 소리와 산그늘이 나.. 구름위의 休息 2010.05.24
버찌의 계절 Le Temps Des Cerises (버찌의 계절) 詩: Jean, Baptiste Clement (1836-1903) 曲 : Antoine Renard (1868 작곡) 버찌가 익을 무렵이면 명랑한 나이팅게일과 꾸러기 개똥지빠귀는 신나게 노래부르며 흥겨워하고 아리따운 아가씨들의 가슴은 터질 듯 부풀고 연인들의 가슴은 설레임으로 뜨거워집니다 버찌가 익을 무렵이면 종.. 구름위의 休息 2010.05.17
오월 숲 아카시아 꽃구름 속 꿀벌들 잉잉대며 달콤한 생의 한 철 단내나게 오가는데 꾀꼬리 풋사랑놀이 온 숲을 희롱하네 2010년 5월 13일 먼 숲 구름위의 休息 2010.05.11
숲으로 들다 산새들이 숲으로 들어 둥지를 틀었다 나도 그 옆에 암자 하나 들이고 싶다 새알품듯 산이 나를 품어주면 좋겠다 2010년 5월 7일 먼 숲 구름위의 休息 2010.05.07
푸른 오월 <사진: 사진작가 신미식> < 풍경 1 > 버즘처럼 번지던 산벚꽃 지고 하얀 찔레 향기 바람에 날리면 初夏로 기우는 산빛 담록색으로 짙어지고 꽃이 지고 잎이 피는 시간도 적막해 보이지 않는 산섶에서 고요를 깨는 낮꿩이 울었다 조용조용 못자리에 논물이 돌고 오월의 언덕넘어 산들바람 불어.. 구름위의 休息 2010.05.01
시 시를 쓴다는 것 조 영 혜 시를 쓴다는 것은 동지 섣달 이른 새벽 관절이 부어오른 손으로 하얀 쌀 씻어 내리시던 엄마 기억하는 일이다 소한의 얼음 두께 녹이며 군불 지피시던 아버지 손등의 굵은 힘줄 기억해내는 일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깊은 밤 잠깨어 홀로임에 울어보는 무너져 가는 마음의 기둥.. 구름위의 休息 2010.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