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세서뿐인 빈 월급 날 주머니속 용돈을 털어 시집을 샀다 야근수당이 늘어난 달이라 시집을 두권이나 사고나니 한달의 노곤함이 상쇄된 느낌이다 허한 가을 가슴을 채우고 책방을 나선 버스정류장 좌판에 단내나는 연시가 곱다 우리식구들도 좋아하는데 하면서도 어느날 연시처럼 뭉그러질지 모를 노모가 먼저 생각났다 낙엽 냄새나는 시집도 사고 연시도 한봉지 사든 저녁은 부자이건만 검은 비닐 봉지속에서 말랑해진 마음은 늦가을처럼 쓸쓸해져만 갔다
2005.10.15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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