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을 접고 가야 할 집을 찾고 있습니다 저녁이 찾아오면 숲을 찾는 되새떼처럼 집을 찾아 날아 가야합니다
불빛보다 어둠에 익숙하고자 동굴속같은 세상을 그려 보기도 하고 때론 세상이 환해지길 기다리며 눈을 감아 보기도 합니다
이미 활엽수림은 비에 젖고 빽빽한 침엽수림은 둥지를 틀 나뭇가지 남아있지 않습니다 저녁을 밝히는 불빛은 아득합니다
저물어 가는 사람들은 어둠보다 무거운 시름을 안고 집으로 향한 건널목에서 서성이고 저녁은 점점 멀어져만 가는 거리입니다
깃을 접고 돌아 갈 길은 먼데 일몰의 순간은 목숨처럼 잦아들고 서쪽을 향한 날개짓은 슬퍼집니다 순종할 약속처럼 저녁이 오고 있습니다
2005.8.22일. 먼 숲
<계룡산 산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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