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雲山의 쪽빛 호수

길 위의 세레나데

먼 숲 2007. 1. 26.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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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의 세레나데 』

 

십일월의 길을 가면

아침마다 낙엽 쓰는 소리 들린다

무서리 내린 낙엽길 비질하며

누군가 먼 길 내며 가는데

낙엽 쓰는 소리만 들릴 뿐 길은 없다

가슴을 쓸어내는 그 소리 그치면

첫 눈이 올까?

 

십일월의 밭고랑에 서면

바람의 빈 가지들 운다

앙상한 고춧대만 남은 밭이랑에서

꺾여진 수숫대의 아픈 허리께에서

마른잎 서걱대는 옥수수밭에서

바람의 뒷모습 쓸쓸한데

울고있는 가슴 보여주지 않는다

저 뼈만 남은 어깨마져

저문 시간으로 그림자 남기면

거기 눈이 쌓일까?

 

             

 

 

십일월의 끝에 살얼음 얼면

싸락눈 흩날리는 소래포구를 가고 싶다

꽃소금 같은 싸락눈 내리는

텅 빈 염전길 걸으며

더 이상 졸아들 것 없는

폐염전 같은 가슴 열고

쓰라린 소금기로 버석거리는 기억

저 西海에 버리리라.

 

갈대 우는 길 걸어

날 선 칼바람 마주하면

황폐해질수 없는 눈 부신 孤獨
바다는 조용히 품어줄까

썰물 진 마음

먼 섬으로 떠 있고

철지난 염전 가득

소금처럼 하얀 눈 쌓인다.

 

 

2002.11.16일. 추억의 오솔길.

 

 

 

 

 

 

 

<사진 : 네이버 포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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