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雲山의 쪽빛 호수

봄의 神話

먼 숲 2007. 1. 26. 00:43

 

 

 

   

 

 

 

 

 

 

  

 

 

 

『 봄의 神話 』

 

 

 

기억의 숲을 돌아가면
잊었던 아득한 꿈의 神話가
누릅나무 잎으로 돋아났다

 

 

어림 잰 지도속에 표시된
유년의 동굴은

아직 큰 바위 아래 있어
폐쇄되지 않은 입구로

봄 볕이 들면
벽화속의 멧돼지들이 살아 나와
물 오른 칡냄새를 캐고 있었다

 

 

조약돌로

뼈만 그린  노루들

망각의 겨울동안  살이 올라
암내 풍기는 싸리숲에 숨어 들고

신열로 들끓는 산자락엔
은폐된 혼자의 비밀이

수런수런
오리나무 가지마다 

움 트고 있었다

 

 

 

 

 

 

■  붉은 진달래 숲을 지나다 봄바람에 실린 說話를 기억한다
여우꼬리 같은 산모롱이를 돌아 꽃같은 눈물을 숨기고 떠난
건너 마을 큰애기의 사연과
 늙은 소나무에 기대던 그리움
성황당 돌탑에 쌓아놓고 철쭉꽃 숭어리째 지는 고갯길을 넘어
어디론가 떠난 열아홉 뒷모습을
 꽃물처럼 지워지지 않고

가슴에 잉태된 說話들이 세월의 숲을 돌고 돌아
봄이면 산골짜기마다 누릅나무 잎으로 피어나는 것을.

 

  

2004.3.26.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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