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노스텔지어

봄, 음악의 숲으로 가다

먼 숲 2012. 3. 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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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꽃샘 추위에 봄비가 내리는 주말 저녁이다

오륙년 전 『 세상의 모든 음악』가을음악회에 다녀온 후

해마다 때를 놓쳤는데 올핸 봄공연에 참석할 기회기 되었다

당첨된 티켓을 바꾸고 오랜 벗과 저녁을 먹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KBS홀로 향한다

비 내리는 저녁, 도심의 숲에도 봄기운이 돈다

사십년동안 나를 위로해 주고 내게 벗이 되어준 친구와

사십년동안 내 외로웠던 영혼의 벗이었던 음악을 듣는다

세상을 향한 창을 열어주고 내 마음을 열어준 음악들이다

언제나 중심을 벗어나 변두리를 떠돌던 마음이라 생각했는데

음악속에서 난 세상의 중심에 서서 평화로웠다

울컥 울컥 눈물나게 하는 감동의 무대속에서 난 환호한다

플라멩코의 기타 음악을 들으며 이베리아 반도를 꿈꾸고

잉카의 악기 께나의 구슬픈 영혼을 들으며 안데스를 그리워했다

반도네온의 탱고 연주를 들으며 집시의 꽃물진 노스탈쟈에 젖는다

늘 인간은 홀로의 외로운 존재라는 쓸쓸함 속에서도

음악을 통해 마음이 따듯해지고 강물이 흘렀다

그렇게 나는 세월속으로 흘렀지만 음악은 늘 그 마음자리다

음악의 숲속에선 난 늘 청춘이다

 

 

 

2012년 3월 26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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