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빙선을 기다리다

落 化

먼 숲 2011. 4. 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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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무심히 바라보건만, 가슴이 시리기도 합니다

올해 꽃이 지면 내년에 다시 꽃을 보실 수 있을 지

이별의 예감앞에서, 지는 꽃은 참 곱고 아름답습니다

꽃 구경 한 번 못하시고 종일 감옥처럼 자리에 누워계시지만

봄비에 꽃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북망산을 향해 눈부시게 핀 명주빛 목련도

한 순간 새가 되어 모두 날아갔지요

우리 모두 떠나는 시간을 알지 못하지만

얼마 후엔 꽃 지듯 떠나겠지요

 그러나 아직 자궁속 아이처럼 옹크리고 누워계신 어머님 계셔서

지금 전 꽃지는 봄날이 슬프지 않습니다

누워계신 고독한 자리 감옥처럼 고역이겠지만

그래도 꽃 피고 지는 여기 이승이 더 아름답겠지요

쪼그라든 어머니 가슴 가득, 꽃이 지고 있습니다

봄날은 가고 있지만, 제게 어머님은 늘 봄입니다

언제나 찬란한 봄은 어머님의 품에서 피어났지요

어머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봄이 가고 있지요

 

 

 

2011년 4월 22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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