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綠은 마침내, 비로소, 드디어, 이윽고 같은 기다림의 부사와 상관없이 벌써 꽃이 지는가! 하는 쓸쓸함의 감탄사 바로 뒤에서 순식간에 푸르게 물들어 간다 이제 꽃의 계절은 가고 나무의 계절이 깊어가며 숲이라는 싱그런 여백을 그리고 있다 잎이라는 새싹이 이파리 라는 무성한 이름으로 자라나 푸르른 나무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오월은 온 대지에 푸른 물이 돌며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이 그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느티나무가 초록의 잎이 피어 유록의 궁륭을 이루고 꽃을 떨군 벚나무가 빈 꽃자릴 아물리고 있다 아침 차창을 스치는 녹색의 풍경들이 싱그러워 오월을 향해 깊은 심호흡을 한다 라일락의 꽃향기가 멀어지고 초록의 풀향기가 가까와진다 연두빛에서 진초록으로 번져가는 푸른 오월이 왔다 뻐꾸기 울음 여울지는 오월 어느 한나절, 홀로 싱그런 숲에 들어 큰 大자로 풀숲에 누워 싱싱한 大地의 건강한 정기를 마시고 싶다 그리하여 빛을 잃어가는 시든 나의 육신에도 오월의 푸르름이 물들었으면 좋겠다 오월의 훈풍속에 누워 모처럼 높다란 창공을 가슴에 담고 싶다 아무 생각없이 하늘을 본다는 것, 구름위에 가볍게 나를 실어 보는 것 그런 편안한 호흡이 바쁜 일상을 잠시 잊어버리는 달콤한 휴식이리라 자주 푸르름을 내다보다 보면 오월의 신록이 마음에 강물이 되어 흘러가리라 오월엔 많은 생각을 내려놓고, 그저 초록을 바라 볼 일이다 진정 내가 숲이 되고픈 오월이다
♣ 오월의 첫날을 Bee Gees의 노래 "First of May"로 열다 2011년 5월 1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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