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위의 休息
다시 길을 떠나고픈 계절이다
스르르 녹아 흐르는 봄처럼
기척없이 길을 나서고픈 이월이 기운다
보이지 않지만
이미 살몃 움추린 목을 내밀고
죽은 듯 싶지만
파릇하니 얼지않고 견디는 생명들
봄동같은 푸름을 찾아 나서는 계절이다
봄맞이 여행은 충동적이었다
목적지를 정하고 계획적이기 보단
문득 남쪽으로 마음이 떠날 때
무작정 변두리 시외버스 터미날로 갔다
하루에 서너번 오가는 이름도 낯설은 고장
오늘 돌아 올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 없이
기대감도 그리움도 없이 훌쩍 떠나면
바람이 되고 길이 되고 자유가 되었다
낯설음을 익히고 오는 게 여행이였다
때론 봄처럼 새로움이 돋아 있었다
머리맡에 배낭을 준비하고 새벽을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2008.2.16일. 먼 숲
<사진: 빛으로 그린 세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