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ng - Shape Of My Heart
레옹을 기다리며
가끔 동그랗고 검은 색안경을 쓴 레옹이 도심 한가운데 나타나 청소기처럼소리없이 세상 말종의 쓰레기를 처치해 주기 바란다면, 살면서 사회에 대한 적의가 가득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요즘 그런 정신적 스트레스를 갖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또한 제정신이 아닐지도 모른 단 생각을 하며 난 가끔씩 슈퍼맨이나 레옹을 기다립니다.
영화에서 시종내내 웃음이 없는 레옹의 일관된 표정. 그 팽팽한 긴장감이 숨통을 조이며 도발적인 단벌머리 마틸다와 관엽식물의 화분 이미지가 그 검은 색안경속에서 번쩍이는 고독으로 비춰집니다. 냉혈적인 킬러의 이미지보다 보다 인간적인 그의 멍한 눈빛과 그 뒤에 숨겨진 외로운 고독감이 더 먼저 와 닿는 영화를 기억하며 살수록 쓰레기같은 삶의 구석을 청소해 줄 정의의 레옹을 소나기처럼 기다리는 속마음에서 나의 야누스적인 두 얼굴이 비춰져 나도 그 중 하나인 병든 쓰레기는 아닌지 되짚어 봅니다.
이젠 더이상 절망할수 없는 위태로운 나이. 푸른날의 절망은 새로운 희망으로 도약하건만 이제는 절망마져 하지 못하고 비굴해지기도 하는 슬픔. 그것마져 사랑하고 묵인해야 한다. 비워내면 비워낼수록 채워지는 생의 욕심. 그 욕심이 체념의 두 다리에 오기로 버티며 무표정한 레옹이 되어 푸르른 마리안느 화분을 가슴에 안고 검은 색안경을 쓴 야누스의 얼굴로 시뻘건 대낮을 활보하고 싶게 한다. 아무도 믿을 수 없이 도처에 적을 두고서 잠들지 못하는 레옹의 조용한 절규를 기억한다.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 잠도 자고, 뿌리도 내릴 거야" 그러나 그는 쓰레기처럼 죽어가고 이글거리는 태양이 검은 선그라스 위에서 전율한다. . . .
2006.7.8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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