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한다. 가야한다 저물기 전에 산을 넘어야 한다 산 너머 산, 풀리지 않는 화두지만 내 생의 산맥들은 아름다웠다
길은 안개속, 이정표도 없었지만 낮은 능선의 꽃길도 있었고 때론 길이 없어 에움길을 돌거나 별을 보며 혼자 길을 내며 가야했다
이제 몇 굽이를 넘을 수 있을까 오를적마다 숨차고 힘겹지만 바라보는 산은 신령스럽고 아름답다 나에게 산은 넘을 수 없는 경계였다
내 생의 등뼈처럼 이어진 산굽이를 돌아 푸른 정수리를 만지는 날엔 새가 되리라 새가 되어 하늘을 날으리라 날아 오른다는 건 꿈의 존재다
블랙홀처럼 깊은 골짜기에서 공허한 메아리에 운적도 있지만 다시 산을 넘으면 세상을 비추는 푸른 호수도 있었다
아득하게 걸어 간 길 굽이굽이 넘은 고갯길에서 되돌아 보는 발자취는 멀지 않았다 돌아갈 길은 어디인가
2005.12.3 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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