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산그림자

파스텔

먼 숲 2007. 1. 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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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그리기엔

파스텔만큼 화사한 색이 있을까

난 아직도 저 파스텔만 보면

흰 도화지를 펴 놓고

봄을 색칠하고 싶다.

 

개나리빛 햇살의 봄날엔

노란 햇볕 가루 같고

어둔날엔 뿌연 황사 같기도 하고 

꽃피는 날엔 연분홍 꽃가루 같고

나른한 오후 그리운 날엔

바람에 날리는 송화가루 같기도 하고...

 

파스텔의 고운 입자는

처녀적 누님의 분첩처럼

봄날 설레는 마음에 곱게도 번져서

마음자락 펼쳐서 화사하게

아련한 그리움을 물들이고 싶었다.

 

파스텔의 색감은

보송보송 건조한 봄볕처럼 다사로워

아지랭이처럼 아슴아슴 거려

꽃가루 날리는 봄날엔

엽서에 햇솜으로  엷게 파스텔을 문질러

그리움의 戀書를 쓰고 싶었다

 

 

2004.2.15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