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비를 피해 어디로 간 걸까 나뭇잎 사이로 뚝뚝 지는 빗줄기에 젖은 숲은 적막하고 새가 울지 않는다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틈에도 후두둑 빗방울 떨어지는 신갈나무 잎 뒤에도 새들의 종적은 보이지 않는다 새들은 비가 오기 전 어디로 간 걸까 문득 로맹가리의 소설 속에 나오는 페루의 리마 해안이 떠오른다 새들은 지상의 임무를 다 마치고 그 먼데까지 날아간 걸까 작은 부리로 젖은 몸 털고 있지 않을까 하고 입 다문 숲에서 새들을 찾는 내가 한 가지 이유도 찾지 못하고 지금 고스란히 비를 맞고 서 있다 이 비 그치면 햇살 퍼지듯 다시 새들이 돌아 와 노래하겠지 비오는 숲에서 포르릉 포르릉 먼 하늘 날아 오르는 새들이 보고 싶다
2006.6.23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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