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雲山의 쪽빛 호수

봄으로 가는 길

먼 숲 2007. 1. 26. 00:09


 

 

 

 

 

 

 

 

 

 

 



 


기다림에 대한 미련은
아직 잔설로 남아 있었다

너를 향한 빛은

항상 남쪽으로만 향해 있어
응달져 멍든 그늘을 녹여주지 못한다

 

수시로 어두워지는 깊이를 감싸안기엔
내 슬픔의 옷자락은 질기지 못했다

 

하여 그 외로움 외면한 채
봄 볕 드는 양지녘에서 해바라기를 한다


아직 이월의 응달가엔
희망이라는 이름들이
서걱거리는 잔설로 아프지만

사는 것은 극과 극의 대립
어둔 너만을 바라 볼 수는 없었다


이젠 너를 푸른 슬픔처럼 방치하더라도
봄이 오는 순간만은
너를 잊고 꽃이 되고 싶다

산의 이마를 내려와 발끝에서
촉촉한 맨발로 걸어가고 싶다

 

산수유 핀 산자락에서
녹두색 새순이 피는 것을 보련다

그리하면 뒤늦은 그리움도
푸른 보리밭 이랑에서
하얀 실뿌릴 내리리라


내겐 잎이 피는 것도 희망이다




2001.2.24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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