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위의 날들
살구꽃이 피었습니다
사월의 노래를 부르며
풀빛 언어로 봄을 이야기 하던 작은 아이
진달래 핀 언덕을 넘어
노란 개나리 울에 살던 소년에게 보내던 꽃 편지
송화가루 날리는 윤사월의 문설주에 기대어
마냥 구름처럼 피어나는 그 아이를 향한 그리움
연보랏빛 제비꽃같은 봄의 언어가
하얀 편지지 행간에 또박또박 적혀 있었지요
살구꽃 같은 그 아이가 봄을 좋아하는 건
키 작고 고운 꽃들이 가득하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서른 여섯해가 지난 이 봄
올해도 살구꽃은 피고 지는데
꽃 구름 이는 언덕에 서면
진달래빛 꽃 편지 배달될까요
살구꽃으로 봉인 된 꽃편지 기다립니다
2013년 4월 16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