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신 미식 >
꼭 삼십년 전 그 해의 봄을 기억한다 가끔씩 앞이 보이지 않게 도시 전체가 황사에 파묻히고 지평선을 꽉 메운 먼지 바람 캠프 안까지 스며드는 황사로 인해 종일 서걱거리는 흙모래의 날들이였다 꼭두새벽에 일터로 나가 오밤중에 돌아 와 하루의 먼지를 씻는 고단한 노동 사막이 일터가 되는 줄 몰랐던 시절 오아시스를 찾아 나선 사람들은 신기루같은 꿈을 사막에서 일구고 있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사막이기도 했다 마치 황토색만 보이는 색맹이 될 것만 같은 그 땅에서 고국에서의 봄의 기억은 걷잡을 수 없는 봄불처럼 짙은 鄕愁病에 젖게 했다
개나리빛, 진달래 빛, 봄꽃의 향연이 그리 고운 줄 미처 몰랐었다 봄은 내가 살아 야 할 이유였다
2013년3월 27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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