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산그림자

나무잎도 꽃이다

먼 숲 2009. 4. 14. 16:53
 
 

  



 

 

 

 

 

 

 

  

 

 

 

 가까운 간극에서 꽃이 피고 꽃이 지는데

꽃주위가 환한 언저리를 스치며 지날 뿐

이제 나는 멀리 있어 내 안엔 꽃이 피고 지지 않는다

순식간 봄꽃이 지듯 참으로 빠르게 세월은 흐르는 데도

이젠 무심한 아침길에 흩날리는 낙화의 꽃바람에  탄식하지 않는다

느리게 관조의 시간속을 걷고 싶지만

봄 한 철 바쁘게 사는 것도 내 삶의 모습이니

꽃비늘처럼 쌓이는 사월의 꽃길 아래서 저문 그림자를 바라본다

여전히 꽃이 피는 순간은 아름답고 꽃지는 자리의 그림자는 쓸쓸하다

여전히 나는 꽃이라는 찰라의 모습에 집착하고

꽃은 우주의 중심이 된다

한 철 꽃구름으로 피던 봄꽃들처럼 내 생의 어느날도 꽃이었을까

꽃 진 자리에 새 잎이 돋아 나날이 산빛이 푸르러진다

이젠 무성하게 피는 연녹색의 나뭇잎이 꽃이다

아직도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중심은 꽃이다

 

 

2009.4.15 일   먼    숲 

  

 

 

 

 

 

                                                                                                        <사진: 우두망찰 세상보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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