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게 전부를 주었지만 나는 너에게 마음만 주었다 네가 몰래 눈물 흘릴 때 소쩍새 울고 오동꽃 진다 울지 마라, 울지 마라 너의 느린 걸음을 타고 해가 지고 노을 붉어진다 네가 갈아 놓은 사래 긴 밭을 따라 내 인생도 가고 너도 간다 네가 서 있던 산비탈에 진달래 피면 봄이 오고 봄이 간다 인연으로 묶여진 이 세상 어디 끝이 있겠느냐 네가 간 길을 따라 나도 간다 네가 떠난 벌판에 새봄이 오고 있다 문득 너의 울음소리 그리워 메아리도 없는 들녘을 보며 새벽빛 속울음 운다
<영화 "워낭소리"를 본 후>
2009.2.17 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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