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똘히 여름숲에 내리는 빗소리 들은 적 있다 망연히 어둔 벌판 가득 사선을 긋고 몰려오는 장대비를 바라본 적 있다 흥건히 빗소리에 젖어 새벽이 젖고 마음의 강 범람한 적 있다 비를 피하지 못해 젖는 작고 유순한 것들 때문에 숙명처럼 슬퍼져 처마밑에 서서 비바람에 마음 흔들린 적 있다 때때로 들이치는 비 피하지 못해 빗소리에 속울음 지운 적 있다
2008.7.16 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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