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묵은 문학적인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선택적인 아름다운 구도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그 접점으로서의 조형공간을 주시하는 일이 그의 몫이다. 형태에 의한 그림자이기보다 빛에 의한 화면의 함축성을 표현하는 그의 그림은 눈에 보이는 자연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빛과 공기를 표현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서정시를 읽는 듯한 감정을 불려 일으킨다. 장태묵은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Manif 서울국제아트페어 신작전 300호 초대전(대전 시립 미술관) 수채화 속의 한국정신전(부산 롯데 화랑 초대)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다수 목우회 공모전 특선2회 아시아 수채화 연맹전( 한국방콕 홍콩 말레이시아 ) 대만 초대전( 고응 ) 코스모스 화랑기획 초대( 코스모스 화랑 오스트레일리아 ) 롯데 미술관 초대전 ( 잠실 롯데 미술관 ) 등 다수의 국내외 초대전 및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 화가의 일상으로 드리운 자연의 여백
굽이굽이 좁은 길을 따라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언덕 위에 지어진 하얀 집이 눈에 띈다. 자연주의 화가로 불리는 장태묵은 주로 잔잔한 수면 위로 투영된 고요한 자연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그것은 단순히 물에 비친 풍경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눈과 손을 빌려 완성된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계절의 변화는 물론 순간의 바람까지 옮겨온 듯한 느낌이 전해진다. 움직임 없이 고정된 사물을 캔버스에 옮기는 일은 화가에게 있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것이 자연을 곁에 두고, 자연을 담기 시작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의 거실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커다란 유리창 너머에는 유려한 선의 흐름을 지닌 산세와 겨울 하늘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주하고 있는 마을의 제일 높은 산마저도 품 안에 쏙 품을 만큼 근사한 풍경을 담아낸다.
장태묵의 작품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모두 공존한다. 그중에서도 겨울의 풍경들이 가장 많은 편이다. “눈이 오면 안동으로 떠나요. 안동 봉화에 있는 청량산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지만 겨울이 으뜸이죠. 청량산 12봉우리에 눈이 쌓이면 환상적인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거든요. 사실 청량산을 몰랐을 때는 맑은 날만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청량산을 찾은 후 비오는 날도 한바탕 눈이 쏟아질 것 같은 흐린 날도 이젠 모두 화폭에 담아냅니다.” 화가에게 있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첫 번째 과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림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일이다. 그에게는 산이 바로 그것이다. 화가가 화폭에 담은 순간의 풍경을 보는 이 또한 느낄 수 있어야 할 터이니 말이다. 자연의 형상이 그의 작품 속에 반영되듯, 대상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작가의 투시력은 물과 산에 투영되어 자연과 하나가 된다. 그의 캔버스는 자신의 영혼과 자연을 잇는 중요한 매개체로, 관조된 색과 빛의 반사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채워나가고 있다.
■ 초하의 여백으로 흐르는 물빛 서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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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가을에서 겨울까지... 그 쓸슬함의 서정 ![]() ![]() "나를 알아주는 이가 드물다면 나는 참으로 고귀한 존재다"라는 노자의 궤변을 버팀목으로 삼을 줄 아는 작가는, 정신과 생활 간에 존재하는 정교한 타협을 하나의 의도로 보여지는 그의 작업은 회화 그 자체가 목적이며, 오브제의 영향력을 전혀 받지 않는다. 회화적 순결함을 가진 작가의 작품은 최고의 기법을 연마했지만, 기교에 빠지지 않는 미덕을 작가는 이미 알고 있다. 작가의 기술(기교)은 자연에서 온 것임을 알고 있다. 자연의 원리, 자연의 현상을 이용하거나, 규정해 놓은 것이 바로 기교이다. 색채를 만드는 것, 색을 칠 하는 것, 특정한 효과를 위해 재료를 혼합하는 일련의 행위들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그의 붓을 통해서 살아나는 자연의 모습은 지금껏 누구도 그려내지 못한 움직임과 색깔을 입는다. 관념으로서가 아닌, 생명의 터에 뿌리내린 숨겨진 형상들을 드러내어, 보이는 그대로의 자연색이 되어 지적인 여과없이 투명한 눈으로 읽어내는데 집중했다.
자연의 형상이 그의 작품속에 반영되듯, 대상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나르시소스적인 작가의 투시력은 물속에서 투영(reflection)되어, 작가와 대상(자연)을 동일화시키는 과정에서도 그 어떤 외적인 행위보다 안으로의 관조를 중요시 한다. 그의 캔버스는 작가의 내적영혼과 외부의 자연을 잇는 만남의 장소이며, 관조된 색과, 빛의 반사, 형태의 생성에 깊이 뿌리내린 비밀의 샘에서 인간의 시선을 포기하고, 단순 명료하며, 진실된 참 모습으로 자연속의 여백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겨 놓았다. "자연을 하나의 풍경으로 보며, 풍경을 여백이라 하고 여백이 풍경이다" 라는 작가의 존재론적 무심론을 엿볼수 있다. <그의 평론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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