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흐름이 막혀 범람하는 우울로 머릿속이 출렁인다 홍수를 이루는 젖은 생각들 수채구멍 앞에서 쏟아내려 해도 출구가 막혀 꺽꺽 속울음 운다
날마다 자라나는 슬픔의 찌꺼기 건져내고 건져내도 쳇증처럼 쌓이고 콱 막혀버려 닫혀진 愁心 소용돌이 치고 차오르는 수위로 마음만 무겁다
때때로 빗속에 숨어 울고 싶은 날 있다 사는 게 구중중하고 칙칙해 발가벗고 비를 맞고 싶다 고여서 썩어가는 것들 물고를 트고 폭포처럼 쏟아내고 나면 후련할텐데
눅눅한 마음에 장대비만 내리고 마른 햇살 자리 멀기만 한 습하고 우중충한 세월의 장마다 점점 견고해지는 고립의 둑 허물고 수문을 열어 먼 바다로 흘려 보내고 싶은 雨期다
생의 관절들이 속속들이 아픈 건 젖은 장마탓이리라 내일은 분꽃같이 개인 아침이고 싶다
2006.7.12 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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