隱居를 꿈꾸다

저물녘 대나무 평상에 누워 / 박 규 리

먼 숲 2012. 6. 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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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녘 대나무 평상에 누워



                                                    - 박 규 리 -


하늘 향해
머리 들고 서 있을 때에는
그리운 새소리 하나 품지 못하고
수줍은 그늘 한 평 내어준 적 없었다

이렇게 낮게
낮게 누웠더니
산꿩도, 다람쥐도
저물녘 다 늙은 했살도
쉬었다 간다

둥글레 가지 위로 달빛 일렁이는데
높이 오를수록 서럽고 무서워
아, 서로가 서로에게 한번 가 닿지 못하는

저쪽 대나무숲,
그 무명의 농울진 세상 쪽으로
내 눈빛
아직 소리없이 흐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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