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노스텔지어

마이클 케나의 고요한 아침

먼 숲 2012. 2. 21. 09:04

 

 

 

 

 

 

  

 

 

 

 

 

 

 

 

 

 

 

 

 

 

 

 

Michael Kenna  

 

우수를 지난 오후의 봄햇살이 단팥즉같이 달큰하고 따끈한 휴일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해밝은 길을 가면 통제구역안에 작은 화랑이 있다

그 하얀 겔러리에서 영국출신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넌의 작품전이 있다

몇년전부터 누구의 작품인지도 모른 채 즐겨보던 사진들이 반갑다

거의 완벽한 구도와 여백의 미는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 싶다

禪적인 느낌의 사진은 풍경이기보단 마음으로 보는 정적인 詩다

고요한 아침이란 주제로 전시된 작은 사진들이 마음에 여백을 그린다 

인간이 배제된 자연의 절제된 피사체는 고독하고 적막해 보이지만

장식적 요소와 표현을 최소화한 단순한 여백의 미는 지극히 동양적이다

작은 셔재가 있다면 하얀 벽에 두 서너 작품 걸어놓고 싶은 사진이다

사진을 보고나니 여운이 그늘처럼 남는다. 그  마음길에 봄볕이 따사롭다

한옥의 좁고 낮은 골목길을 걷을 땐 필름이 돌아가듯 느린 걸음이다

내 흔적도 잔설처럼 점점 잊혀지거나 지워지며 여백을 그리는 이월이다

 

 

2012년 2월 21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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