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노스텔지어

겨울속을 나오다

먼 숲 2012. 2. 1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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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인내가 아니라 견디는 거였다

웅크리고, 감싸안으며 삭풍속에서 버티는 거였다

가끔 목울대까지 치미는 남은 삶의 한숨도

침묵으로 잠재우며 죽은듯이 얼어 있어야 했다 

동토의 땅을 체온으로 녹이며 살아 있어야 했다

비축된 추억이 몽땅 소진되어 뼈만 남을때까지

가난하게 궁핍의 계절을 견뎌야 했다

곧 해빙이 온다

다시 생의 깊은 크레바스를 건너 너에게로 간다

화석처럼 죽어있던 씨앗이 움트려고

대지가 울며 기지개를 편다

이제 깊은 겨울을 동굴을 빠져나와 너에게로 간다

겨울은 어쩌면 따스한 자궁속

암흑속을 견디는 밝은 생명들이 오랜 잠을 잔다

겨울이란 알속에 잉태된 꿈들이 깨어날 시간이다

해빙의 맥박소릴 들으며 겨울속에서 나오려 한다

 

 

 

2012년 2월 13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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