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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지쳐 적나라하게 내 자신을 벗어 버리고 싶던 마음 추수리고
습했던 마음자락에 산산한 초가을 바람을 한 꺼플 걸쳐봅니다
별장의 덧문이 닫히면서 창가에 와 닿는 석양도 한 걸음 더 빨라집니다
젖었던 마음이 성긴 바람에 말라가면서 허한 어깨에 걸쳐지는 노스텔지어
구월이 오자 벌써 마음 한구석에 하늘빛 노스텔지어가 구름처럼 피어납니다
추억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흐려지고 잊혀져 가지만 아직도 기억되는 물빛 편린들
지워지지 않은 봉숭아빛 그리움이 구월의 하늘가를 물들여 옵니다
그립던 사람들조차 이젠 서로를 외면하고 싶을만큼 모습이 변해 가지만
지금 돌아갈 수 없는 거리에서 막연히 그리워지는 건 무엇일까요
어쩌면 그것은 그 옛날 내가 꿈꾸었던 희망이 아닐까요
내가 이루고 싶어하고 내가 동경하던 꿈과
내가 사랑하고 소중히 여겼던 작고 가난했던 그 무엇은 아닐까요
견딜 수 없는 몸부림처럼 태풍이 휩쓸고 간 구월의 하늘빛이
점점 해맑은 쑥부쟁이 꽃빛을 닮아갑니다
문득 그리운 것들이 구월의 하늘가에서 뭉게구름으로 피어나
밖에 나서면 자주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그렇게 그리운 것들이 구름으로 흘러갑니다
2010년 9월 3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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