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읽는 詩

삼월처럼 분주하고 싶다 / 이 기 철

먼 숲 2010. 3. 2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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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처럼 분주하고 싶다

 


이  기  철 
 
 
할미꽃을 내어 놓았으니
노랑나비도 내어 놓아라
연두를 내어 놓았으니
빨강도 내어 놓아라


수수한 여자도 좋지만
연지 찍은 여자가 더 좋더라
다수운 여자도 좋지만
재바른 여자가 더 이쁘더라


헐벗은 길을 내어 놓았으니
개울물의 노래도 내어 놓아라
짚북더미로 간 굴뚝새를 내어 놓았으니
흙더미로 간 배암도 내어 놓아라


아직 구름의 표정을
읽긴 이르지만
입안에 가득 찬 구름송이를
이제 그만 머금고 뱉어 놓아라


송아지 발자국에도
물 고이는
봄의 아랫도리가 춥다
잠깬 산도
개울물도 너처럼 분주하다


기다림에 휴식이 있겠느냐
활활 불 지펴야 한다
저 산도 들판도
안마당도 장독대도
삼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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