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산그림자

여름날의 아침

먼 숲 2009. 8. 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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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채화 정인성 화백>

       

 

 

 

 

 

달그락 달그락

미명속에서 몽돌구르는 소리 나면

짭조름한 간장내음

 어머니의 조붓한 발거음 뒤를 따라갔습니다

댕댕댕

장독대에서 놋쇠소리 나면

구수한 된장내음

어머니의 무명 행주치마를 따라갔습니다

 

초승달 재너머 가는 새벽

어머니 장독대 오갈적마다

울밑에 피어있던 여름꽃

채송화, 봉숭아. 접시꽃. 분꽃

수정같은 눈꼽 떨구고

환하게 웃고 있었지요

 

어머니 새벽이슬 털고

텃밭에 들면

배꼽도 떨어지지 않은

애오이, 애호박, 풋고추

오금이 저려 등뒤에 숨었지요

내가 오줌마려워 눈 비비면

동터오는 아침은 벌써

툇마루에 올라와 앉아 있었지요

 

 

2009 8 10 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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