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 상 통(幻相痛)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 점점 살아갈수록
비어 있는 자리. 비어 가는 자리를 느낀다 문득 내 그림자를 되돌아 보듯 어딘가에 또 다른 내가 있거나 이미 부재중인 사람의 존재를 느끼게 되어 섬짓 되돌아 보기도 하고 그리워하게 한다 그럴때마다 마음에 서늘히 저려오는 통증 허허함의 빈 자리에서 그늘진 환상통을 본다
어쩌면 우린 숙명적인 이별 앞에서 많은 헤어짐을 연습하며 나와의 관계로 인한 남겨진 빈 자리를 아물리며 자신의 통증을 치유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때론 사랑하는 사람이 남기고 간 아픈 자취로 인해 삶은 더욱 쓸쓸하거나 외로울지도 모른다
그림자 지울 수 없는 존재의 부재들 그 저린 환상통을 안고 산다 여름의 그늘이 깊어간다 어느날 푸르른 그늘에 갇혀 신열처럼 끓어 오르는 환상통을 삭히는 날도 있을 것 같다
문득 어둔 나무 그늘속을 걸어오는 긴 그림자를 본다 문득 명치께가 시려오는 알 수 없는 통증이 나타나는 초여름 젖은 우울같은 소나기를 기다린다
2009.6. 5 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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