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말라야 설산에는 길이 없다 길이란 어디에도 없고 가야한다는 생명의 복받침만이 있다 인간의 앞쪽으로 뚫린 길은 없다 길은 몸으로 밀고 나간 만큼만의 길이다 그래서 길은 인간의 뒤쪽으로만 생겨난다 그리고 그 뒤쪽의 길조차 다시 눈속에 지워지는 것이어서 길은 어디에도 없고 길은 다만 없는 길을 밀어서 열어내는 인간의 몸속에 있다 몸만이 길인 것이다
<김훈의 8000미터의 희망과 고독에서>
먼 세월의 길은 아니라도 한 해의 발자취를 돌아 볼 시간이다 고단한 일상의 길을 바삐 오가며 똑같은 하루의 굴레를 순환하는 동안 권태로움과 피곤함에 나는 불만만 토로했다 그만큼 돌아보면 아쉽고 소중한 게 시간이다 희망하는 무엇이 되거나 무엇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욕심이고 허황됨을 나중 알지라도 아직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가 몸으로 부딪쳐 길을 내고 그 길을 가야하는 게 순리일 것이다 문득 책을 보다 김훈의 등잔불같은 글귀를 적었다 지금 이 시간 다시 되뇌이고 싶은 마음에 길을 내는 글귀이다
『 인간의 앞쪽으로 뚫린 길은 없다 길은 몸으로 밀고 나간 만큼만의 길이다 그래서 길은 인간의 뒤쪽으로만 생겨난다 그리고 그 뒤쪽의 길조차 다시 눈속에 지워지는 것이어서 길은 어디에도 없고 길은 다만 없는 길을 밀어서 열어내는 인간의 몸속에 있다 몸만이 길인 것이다』
2007.11.25 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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