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거리에 저녁이 시작되면 내가 쉴 수 있는 방이 제일 걱정되었다. 여행은 일종의 떠돌이였지만 해가지면 어김없이 편안히 잠들 수 있는 집이 그리웠다. 마음은 路宿을 할지라도 하루쯤 꿈속같은 숙면이 그리웠다. 이동을 하면서 기차속에서 보내는 밤은 피곤한 여정의 연속이였다. 익숙치않은 路上의 수면은 잠들지 못하는 안개였다. 낯선 거리마다 가로등이 켜지면 이방인의 향수는 붉은 석양으로 짙어만 갔다. 가로등! 곡선의 사방연속무늬처럼 달팽이의 앙증스런 모습처럼 소라의 아름다운 곡선처럼 굽어진 등받이 위에서 거리마다 아슴한 불빛을 비추며 나그네의 旅情을 반겨주었다. 그것은 이정표보다 더 따스하게 그리고 알수없는 이국에서의 그리움을 불러일으켰다. 오래된 거리에서 오래된 건물에서 아름다운 조형물의 가로등은 나란한 가로수 사이로 문과 창틀위에서 별빛이 되고 강을 건너는 다리위에서 그리운 연인처럼 나그네를 기다리며 서 있었다. 가스등! 영화의 한장면처럼 저녁이면 어두워지는 길을 따라 보랏빛 旅愁의 눈빛마다 점등을 서둘렀다. 내일은 어디로 떠날것인가 하는 여행의 이정표에도 아직도 추억의 여정에서 줄지어 선 가로등은 은은한 호박빛의 불빛으로 꺼지지않고 깜박거리고 있는데 나의 여행은 그 언제였던가 하는 아득한 기억만이 희미하게 희미하게 안개처럼 남아있다. 2001.7.25일. 추억의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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