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을 닮다
유월의 숲길에 길목마다 흐드러지게 핀 찔레꽃이 방호벽을 치며 길을 막아선다
발길을 멈추고 넝쿨진 꽃울타리 너머 유월 숲을 바라본다
아련한 찔레꽃 향기처럼 수줍게 핀 추억위로 잉잉거리며 벌들이 날고 있다
이제 그 너머의 풍경은 분단의 장벽처럼 아득한 거리다
어느덧 내 세월의 전장터도 포화가 멎고 폐허의 언덕엔 하얀 들꽃만 일렁인다
서럽던것도 아름답고 아픈 상채기도 옹이처럼 아물어
갈 수 없는 무성한 수풀을 이룬다
찔레꽃 철조망 너머로 꽃 향기만 은은하다
유월, 숲과 길의 경계를 넘는다
2011년 6월 1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