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을 닮다

찔레꽃

먼 숲 2011. 5. 31. 10:23

 

 

 

 

 

 

 

 

 

 

유월의 숲길에 길목마다 흐드러지게 핀 찔레꽃이 방호벽을 치며 길을 막아선다

발길을 멈추고 넝쿨진 꽃울타리 너머 유월 숲을 바라본다

아련한 찔레꽃 향기처럼 수줍게 핀 추억위로 잉잉거리며 벌들이 날고 있다

이제 그 너머의 풍경은 분단의 장벽처럼 아득한 거리다

어느덧 내 세월의 전장터도 포화가 멎고 폐허의 언덕엔 하얀 들꽃만 일렁인다

서럽던것도 아름답고 아픈 상채기도 옹이처럼 아물어

갈 수 없는 무성한 수풀을 이룬다

찔레꽃 철조망 너머로 꽃 향기만 은은하다

유월, 숲과 길의 경계를 넘는다

 

 

 

 

2011년 6월 1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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