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쯤일까 아파트 앞에서 발길에 채인 낙과 하나를 주웠다 향기 그윽한 노오란 모과 한 개 사무실 책상 귀퉁이에 올려 놓으니 은은한 모과향이 가득하다 스무날쯤 지나 서리 내리고 찬바람 불어 어느덧 가을이 저무니 노오랗던 모과빛이 죽어간다 드디어 그믐달처럼 저물던 노란빛이 흙빛으로 변하자 달콤하던 향기도 따라 죽었다 과향의 영혼이 빠져나간 모과 지금 딱딱한 흙빛 죽음이 겨울속에 남아 있다 이젠 어둔 주검을 곁에 두고도 태연하게 내년 봄 연분홍 모과꽃을 꿈꿀 줄 안다
2010년 12월 1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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