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선규 기자>
긴 장 마
목 필 균
산에 가려는데 발이 묶였다 비안개 가득한 하늘에 꾸역꾸역 밀려오는 상실감 발 묶일 일이야 어디 비뿐이랴 창문 가득 몰려드는 인기척들 차마 말하지 못할 그 많은 이야기들 부옇게 흐려진 창안에 가두어 놓고 소리 없이 내려놓는 마음에 짐 하나 다 접어두지 못하는 내 안의 흑백 사진들 가지 못한 산 속에 몸 불은 계곡물 소리로 들려오는 그대의 소리가 온종일 나를 서성거리게 한다
7월, 담쟁이
목 필 균
누구냐 내 마음의 벽을 뚫고 올라서는 너는 7월 태풍,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허공을 잡고 올라서는 집착의 뿌리 아득히 떠내려간 내 젊음의 강물 쉼 없이 쌓여진 바람벽을 기어오르는 무성한 그리움의 잎새 어느새 시퍼렇게 물든 흔들림으로 마음을 점령해가는 내 따뜻한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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