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山房 아직껏 찬바람 머뭇대는 데 방랑의 나그네 섣부른 봄타령만 하고 잔설은 늑장 부리며 뒷마당 차지해도 해빙의 물소린 여유로이 봄 길 서두른다
그 어느 장사가 네 작은 꽃눈을 이길소냐 한가로이 연두빛 잎눈과 눈맞춤하다 봄 빛 그리워 내달려 산마루에 오르니 아득한 남쪽 바다서 꽃향기 번져온다
산그리메 깃을 접는 저녁답 산자락에 햇 차나무 새 순은 이슬 내릴 봄 기다리고 낙엽 태워 찻 물 우리니 찻 잔에 노을빛 젖는다 이밤사 눈물짓는 촛농처럼 그리움만 쌓여가네
2001.2.9일. 추억의 오솔길.
< 수묵화 나 기 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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