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노스텔지어

나는 때때로 고아처럼 느끼네

먼 숲 2012. 5. 10. 09:57

 

 

 

 

 

 

 

 

 

 

 

 

 

 

 

 

어버이날이라고 딸아이가 편지지 가득 하트로 집을 짓고 사랑의 마음을 담아 감동스런 편지를 전했다 

부자도 아니고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인데 아빠 딸이라서 좋다는 그 말보다 행복한 위로가 또 있을까

그 애가 그린 따듯한 하트가 내 마음에 무수한 별로 떠서 환하게 빛나고 있다

아이들의 넘치는 사랑과  푸르른 신록의 계절이 허리통증으로 오는 이 봄의 우울을 걷어간다

모란이 흐드러진 오월, 덕수궁의 뒷뜰에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뛰놀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간다

알을 깨고 부리로 날개의 깃을 고르며 힘겹게 둥지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들이 안스럽다

떠나버린 세월은 그 애들의 그림자 뒤에서 추억처럼 남아 있어 가끔 품안의 아이들이 그립다

 비상을 할 아이들이 못 미더워 착각처럼 아직도 알을 품안에 품고 그 애들을 마음안에만  두고 있다

넓은 세상, 자유로운 세상, 꿈이 있는 세상인데 왜 그리 불안하고 걱정일까

아직도 나는 세상을 살면서 때때로 홀로 남겨진 고아처럼 외롭고 무섭게 느껴진다

나는 때때로 고아처럼 느껴져 가야 할 길을 잃고 헤맨다

 

 

2012년 5월 10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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