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으로 저물다

커피 한 잔 어때요?

먼 숲 2011. 12. 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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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커피 한 잔 어떤지요?

차 한 잔 하실래요?

 

요즘. 퇴근길에 가까운 벗이나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커피 한 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대부분 술 한 잔 어때? 하겠지만 타고난 체질상 술에 약하다보니 술보단 커피향의 분위기를 줄긴다

술을 마시는 건 때론 업무의 연장선처럼 이해관계가 얽히는 듯 하지만

커피 한 잔 하는 건 그냥 일상을 벗어난 여백같고 휴식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아마 커피생각이 드는 건 상대적으로 근 한달 내내 쉬는 시간 없이 늦게까지 일하다 보니

좀은 지치고 짜증스런 일상에서 오는 휴식의 바램이기도 하고

어느새 십이월을 훌쩍 넘긴 탓에 헛헛함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픈 마음때문이리라

십이월이면 텅빈 벌판같은 마음이라서 이때즘엔 한 해를 돌아보며 잠시 숨을 돌리고픈 달이기도 한데

올핸 그런 마음의 쉼표도 없이 내쳐 십이월의 내리막기로 접어들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아! 또 다시 한 해가 저무는구나, 이 해가 지나면 내가 몇살이지?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저무는 나이에 점점 중심에서 밀려나 변두리를 돌고 있는 세월이다

아직 할 일도 많고 부모로서의 책임감에 내년 걱정이 앞서는 삶의 중압감은 여전한데 일에 꾀가 난다

가끔 쉬고 싶고 아무생각없이 일과 책임에서 벗어나 내 자신과 만나고 싶기도 하다

그때 생각나는 사람들이 가까운 친구고 더 좋은 건 어릴적 깨복친구다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내고 넋두리라도 하고 싶어 술 한 잔 하거나 차 한잔 하고픈 때

지금 나는 누구에게 전화를 할까?, 그런 친구가 있기나 한 걸까?

문득 생각나 전화를 하고 편하게 조용한 찻집에서 얼굴 마주할 때 그저 빙긋 웃고 마는 심사

사는 게 뭐 다 그렇지. 다 거기서 거기, 뭐 뾰족한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불현듯 전화를 걸어 오늘 커피 한 잔 할까? 말하고픈 벗이 그립다

그렇게 올해도 저물고 나도 저물어 간다

혼자라도 커피 한 잔 하면서 침전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

 

여러분!, 오늘 차 한 잔 하실래요?

 

 

2011년 12월 8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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