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을 닮다

비와 음악 4

먼 숲 2011. 6. 3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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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럴일도 없겠지만

지우고 싶은 말들

지우고 싶은 추억들 있다면

저 비오는 유리창가에 서서

흘러내리는 빗물에 남은 기억을 지우고 싶다

그러나 지금 나는 어디만큼 흘러왔기에

그동안의 굴곡은 지워져

퇴적된 기억도 없이 빗소리만 듣는가

 

흥건하게 흘러내리는 유리창 빗물에 눈물을 지우고

홀로 속 깊은 슬픔 삼키던

푸른 영혼은 물처럼 흘러가고

시방 무심한  생각과 묵언의 순간들만이

정막처럼 창가에 어룽거리며 흘러내린다

 

산다는 게 어느순간

저리 쉽게 빗물처럼 흩어지고 순식간에 뭉게지는 지

들이치는 빗소리에 나도 젖는다

형체는 물이 되고 기억은 지워져 간다

 

 

 

 

2011년 6월 30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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