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위의 休息

무너진 시간의 재

먼 숲 2008. 2. 11. 09:49

 

 

 

 

 

 

 

 

 

 

 

 

 

아름다움도 잠시

향기롭던 꽃도 시들고

많은 것들이

한순간 사라진다는 걸 알지만

목숨의 유한성에

두렵기도 하고 허허로울거라 생각해

나도 이젠 저만치 거릴 두고 살지만

새벽잠에서 깨어나니

오방색 꽃으로 둘러쌓인 숭례문 현판이

화마에 힘없이 떨어져 내린다

 

참으로 꿈같다

한 때 십여년 그 앞을 지나고

가까이서 내다보고 일하면서

그 고귀함이 참 유구하다 생각했는데

일순 잿더미라니 허탈하다

 

이루는 건 힘들고 어려운데

시간을 허무는 게 저리 어처구니 없다니

정초의 아침이 아프다

 

목멱산의 봉황과 꽃같던 단청이 사라졌다

 

 

 

2008.2.10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