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기다림
"아가야"
"아비가 어디쯤 오는지 머리좀 긁어보렴"
"아이구, 뒤통수쯤 온다고"
"이제사 출발했나보구나"
"아가야"
"누이는 어디쯤 오는고"
"지금 이마쯤 왔다고"
"기차역쯤 왔나보구나"
"어디만큼 왔나 나가보자"
"동구밖에 까치 우는구나"
"곧 오려나 보다"
"금방 오려나 보다"
<사진 김선규 기자>
또 다시 새해는
기다림으로 시작하고
기다림으로 저물리라
무엇을 기다렸을까
무엇을 기다리며 살았을까
아직도 그리운 건
저 산 너머 뒤에 있을 것 같은데
날마다 앞산만 내다보며 기다린다
기다림은 살아가는 희망이다
하여 아름답고 애잔하다
아마도 기다림은
삶의 전부이겠지
2008.2.5 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