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읽는 詩
밤 눈 / 김광규
먼 숲
2007. 11. 30. 13:34
밤 눈
김 광 규
겨울밤 노천역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는 우리는 서로의 집이 되고싶었다 안으로 들어가 온갖 부끄러움을 감출수있는 따스한 집이 되고 싶었다 눈이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날이 밝을 때까지 우리는 서로의 바깥이 되고 싶었다
■ 우연히 지하철을 타다 저 시를 읽게 되었다 시를 읽으며 잠시 멈춰 선 지하철 선로앞에 포근한 눈이 내리는 걸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과 밖이 되어 사랑을 품어주고 바람을 막아주는 마음이라면 폭설로 몰아치는 밤눈이라도 먼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다 눈이 그친 아침 걸어간 발자욱이 꽃잎처럼 아름다울 것이다
2007.12.3 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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