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를 위한 콘체르토
내가 새처럼 작았을 때 오월 벚나무 그늘 아래 자줏빛 버찌 오소소 떨어져 새처럼 옹크리고 앉아 달콤한 버찌 주워 먹는 나를 벚나무 위에 앉았던 작은 새 갸우뚱 머리 기울여 훔쳐 보다가 앞니 빠진 내 보랏빛 웃음에 놀라 포르릉 포르릉 날아 오르며 금방 먹은 버찌씨 똥을 싸고 먼 훗날 그 자리에 애기 벚나무 푸르게 자라나 꽃진 자리 새들 노래하고 새가 날아간 가지마다 초록 여름 깊어가고 다시 돌아와 새소리 들으며 내가 새처럼 작아지고 내가 새처럼 노래하고
2007.5.7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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