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밤의 애수
지금 내 마음을 흔드는 울림은 이 봄 밤에 지는 꽃의 서정도 아니고 낙화의 그늘을 비추는 달빛도 아닌 라일락향기 은은한 사월의 봄 밤 나도 모르게 울컥 내가 그리워지는 찬란한 슬픔이다 여직 내 안에서 나와 살아 준 가여운 그가 뜬금없이 연민처럼 그리워지는데 그를 만날 수가 없다 평생 내 안에 있는 그를 볼 수 없을 것 같은데 꽃 지는 봄 밤엔 그를 불러내어 조우하고 싶어 거울같은 달을 바라본다 참 못나고 나약했던 나와 오십평생 그림자처럼 동거해 오면서 어느날 꽃이 지듯 속울음 하는 그의 뜨거운 눈물을 받아 준 적이 없다 그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에게 참 미안하고 아픈 사월의 봄 밤이다
2007.4.16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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