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읽는 詩 산 경 / 도 종 환 먼 숲 2007. 4. 9. 09:05 산 경 도 종 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도 안 했다 말 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이 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 내려 갔다 앞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