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산그림자

단 청 불 사

먼 숲 2007. 3. 20. 10:36

 

 

 

 

 

 

 

 

 

 

 

 

 

 

 

 

 

 

봄바다를 끼고 도는 포구의 장터를 구경하고 돌아가는 길에, 망망대해의  짙푸른 바다가 절마당인 바닷가의 사찰을 들르게 되었다. 방생의식을 위한 순례객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바닷가의 절터는 가히 명당이다. 허나 여기도 유명세로 인한 천박스런 관광상품지가 되어 버린 듯 하다. 海印의 깊고 너른 지혜가 중창불사로 보여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푸른 바다의 도량이 소란스럽다. 대웅전에 드니 단청불사 기원을 접수한다. 그 먼 곳에 마음이나마 남기고 싶어 이름을 올리지만 그러한 내 마음도 소란스럽다. 해수관음을 참배하고 바다를 바라보니 가없는 수평선이 가슴으로 차오른다. 저 푸른 청람빛 바다와 붉은 동백과 청청한 해송과 대숲 울타리가 단청보다 아름답거늘 그 무슨 채색이 필요할까. 지금의 내 모습 같다. 그저 이 곳에 와서 바다나 바라보고 파도 소리나 듣고 가라해도 좋을 靑山이 욕심의 담장으로 두터워지고 海印의 종소리가 파도속에 묻힌다. 여기서는 우리 모두 외로운 섬이여야 했다.

 

 

2007.3.20일.   먼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