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雲山의 쪽빛 호수

서 툰 인 사

먼 숲 2007. 3. 16. 12:22

 

 

 

 

 

 

 

 

 

 

 
 

미안해요
당신에 대한 그리움도 서투르듯이

조급한 기다림으로
마음을 전하는데도 서툴러
매양 엇갈린 각도로 지나치는가 봅니다


내가 이른 봄빛으로
추운 그대에게 다가가면 그대는

이미 설매화처럼 다소곳 피어 있어
차가운 손 녹여주지도 못하고
혼자 빙긋 웃고 왔지요


그대가 내게 봄 빛을 전해준다고
꽃샘바람을 뚫고

서둘러 산수유꽃으로 달려왔지만
나는 그 사이를 못 참고
꽃소식 듣고 싶다고

먼 남쪽바다로 떠났지요


미안해요
사랑한다는 말도
벙어리처럼 입속말만 하고
그리워한다는 말도
그렁그렁한 눈빛으로만 울고 말지만


더욱 미안한 건, 늘
봄을 기다리며 사는 게 서툴러

당신이 내게 오기까지
겨울내내 아픈 모습만 보이는 겁니다
참 미안해요

 

 


2003.1.14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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