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안해요 당신에 대한 그리움도 서투르듯이
조급한 기다림으로 마음을 전하는데도 서툴러 매양 엇갈린 각도로 지나치는가 봅니다
내가 이른 봄빛으로 추운 그대에게 다가가면 그대는
이미 설매화처럼 다소곳 피어 있어 차가운 손 녹여주지도 못하고 혼자 빙긋 웃고 왔지요
그대가 내게 봄 빛을 전해준다고 꽃샘바람을 뚫고
서둘러 산수유꽃으로 달려왔지만 나는 그 사이를 못 참고 꽃소식 듣고 싶다고
먼 남쪽바다로 떠났지요 미안해요 사랑한다는 말도 벙어리처럼 입속말만 하고 그리워한다는 말도 그렁그렁한 눈빛으로만 울고 말지만
더욱 미안한 건, 늘 봄을 기다리며 사는 게 서툴러
당신이 내게 오기까지 겨울내내 아픈 모습만 보이는 겁니다 참 미안해요
2003.1.14일. 먼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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