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雲山의 쪽빛 호수 누 이 먼 숲 2007. 1. 29. 17:06 『 누 이 』 스물 다섯 해를 길러 온 국화가 핀 가을 첫 서리꽃 면사포 속에 그대가 꽃 피운 흰 국화 안고 가셨오 그대 떠난 자리. 돌아오는 가을마다 빈 마당인 채로 남겨져 있고 이제 내 추억의 뜨락에 꽃 피울 이 기다리는데 그대 팔벼개로 자란 올해 스물 여덟 한여름 과꽃처럼 소박한 마음 늦가을 백일홍처럼 애잔한 마음이던 내 누이 그리워 그대 손길 떠난 꽃밭에 꽃 피울 이 기다리는데 내 누이 닮은 그리운 이 어느 물빛 맑은 마을에서 검은 머리 꽃향기로 빗어 내리고 햇살마냥 기인 담길 돌아 오느뇨 내 누님 가신 비단길로 돌아오는 이 고이고이 맞이할 땐 단풍보다 더 고운 색비름을 길가에 심으리오. 1984년 가을. 추억의 오솔길. <서양화 박항률 화백>